[조훈현 사주, 이창호 사주] 2편 : 궁합, 경쟁, 라이벌 사주

안녕하세요,
조훈현, 이창호 사주 1편, 천재 사주에 이어 2편은 두 사람의 궁합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궁합을 결정하는 우선 순위]
궁합(宮合) 은 사람이 머무르는 자리(궁)의 조화(합)를 보는 것입니다.
1차적으로 남녀 간의 궁합을 일컫지만, 동료/형제/부모, 자식/스승, 제자 간의 관계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명리에서 궁합을 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일지, 일간, 오행, 용신 등을 주효하게 여깁니다.


[조훈현 vs 이창호 일지]

그러므로 조훈현, 이창호 두 분은 궁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일지와 일간을 기준으로
두 사람의 케미를 풀어보겠습니다.  
 

조훈현 9단의 일지는 신금입니다. 그리고 이창호 9단의 일지는 자수입니다.
두 개의 글자는 강력한 수의 기운을 형성하는 신자진 삼합을 이루게 됩니다.
(정확히는 3개의 글자가 아닌 2개의 글자만 있으므로 반합)
신금은 신자진 삼합의 시작을 의미하는 생지이고, 자수는 신자진 삼합의 중심 기운인 왕지의 글자입니다. 

지지는 심리의 작용, 현실의 케미를 나타냅니다.
지지가 수의 세력으로 합이 되어 있으므로, 두 사람은 차가운 지성과 냉철한 감성을 지닌 점에서 결이 같습니다.
그러나 신금을 가진 조훈현 9단은 결단력이 빠른 절제된 행동가인 반면,
자수를 가진 이창호 9단은 집중하고 관찰하는 심연의 감정가입니다.
신금이 자수를 통제하려 해도 자수는 신금을 따르되 감정적 수용은 제한적입니다.
두 사람의 관계에서 주도권은 자수 왕지를 가진 이창호 9단에게 있습니다.


[조훈현 vs 이창호 일간]

조훈현 9단의 일간은 경금입니다. 그리고 이창호 9단의 일간은 병화입니다.
병화는 경금을 정면으로 극합니다.
일간에서도 이창호 9단이 결과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고 가는 형세입니다.

그러나 경금의 기운이 강한 경우에는 단순히 일방적인 극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병화는 정체되어 있는 경금을 자극하고 긴장감을 부여하며,
경금은 병화의 뜨거운 기운에 단련되고 다듬어져 발전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두 사람의 일간운 극의 관계이지만,
극으로 성장하고 서로 시너지를 낼 수도 있습니다.

영화 '승부' 에서 조훈현 9단이 제자인 이창호에게 연패 후 부동의 자리에서 내려와
다시 바닥부터 다져가며 전신(戰神)으로 거듭나고 '국수'의 타이틀을 거머쥐는 모습과

비록 스승에 의해 연승은 저지되었으나, 
참 스승으로부터 바둑 기사가 지녀야 할 자세와 철학을 훌륭히 계승 받아   
전무후무한 바둑 스타일과 실력으로 20여년 간 권좌를 지킨 이창호 9단의 모습을 보면
그들의 관계는 극을 통해 성장하고 서로 시너지를 주는 관계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승부' 중]

[메 모]
극(剋)은 파괴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긍정적인 극은 존재를 새롭게 단련하고, 흐름을 리셋하는 작용을 합니다.

이창호는 병화의 눈으로 경금이라는 거대한 덩어리를 세밀하게 조각했고,
조훈현은 신금으로 자수라는 심연을 자극하며 깨우고 정제했습니다.
조훈현과 이창호의 사제 관계는 극 속에서 아름다운 조화를 완성했습니다.

궁합은 단순한 어울림이 아니라, 
충돌을 통해 서로를 성장시키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둘 중 누구도 혼자서는 닿지 못했을 경지에 이르게 한 운명의 궁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