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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 사주, 이창호 사주] 1편 : 천재 사주, 영재 사주

by Argo Navis 2025. 5. 12.

안녕하세요,

[전통적인 천재사주]
천재사주라는 건 과연 존재하는 걸까요?
고전명리학에서는 대표적인 천재사주로 금수쌍청, 목화통명 등을 말합니다.
금수쌍청 (금과 수가 서로를 맑게 한다)은,
오행 금의 차가운 이성과 수의 깊고 직관적인 사고가 시너지를 내는 구조이고
목화통명 (목과 화가 서로 통한다)은,
오행 목의 자각과 창의적인 사고를 유려하게 표현하는 구조입니다.


모든 학문은 시대라는 배경 위에서 만들어집니다. 
사주에서 통제를 뜻하는 관성을 남편으로, 재물을 뜻하는 재성을 부인으로 해석하는 것도
남녀차별이라기 보다 당대의 자연스러운 문화적 배경에서 비롯된 것 입니다.
내 사주팔자 속 각각의 글자는 특성을 가진 에너지이며, 특정 사물을 지칭하는 고정된 대명사가 아닙니다.
애리조나에 거주하던 고대 인디언인 호피족의 언어에는 '(흐르는) 강' 이라는 표현이 없습니다.
단지 흐르는 에너지가 '강'의 모습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언어의 본질이 객체 (object) 가 아닌 의미 (meaning)임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적인 천재사주]
그래서 고대명리학의 관성과 재성에 대한 해석도, 천재에 대한 해석도 
현대에 맞게 유연하게 풀이해야 합니다.
고대 사회의 천재는 사유의 힘이 강한 문관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천재는 지식을 연결하고 기존의 패턴에서 벗어나 실행하고 창조하는 자입니다.
그런 면에서 바둑판 위에서의 조훈현, 이창호 두 분은 현대적인 천재의 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조훈현 9단 사주]
일간과 일지의 오행이 같은 간여지동의 강한 금 일주입니다.
수 > 목 > 화로 순환하는 년주와 월주의 거대한 에너지 덩어리가 일주와 월주의 합에 의해 조화롭게 운용되고 있습니다.
경신일주의 물상은 단단한 바위이며, 타고난 승부사입니다.
특히 일주의 결단력과 순발력을 바탕으로 상관의 번뜩임을 적재적소에서 발휘하는 구조는
제비, 전신(戰神)이라는 그의 별명답게 날렵하고 강한 기세의 바둑 기풍과도 닮아 있습니다.
무서운 집중력으로 몰입하고 신속히 실행하는 현대적인 천재사주의 모습입니다.  
  

[조훈현 9단 사주]
[싱가폴 결승 최종국]

 

[이창호 9단 사주]
강한 절제력을 가진 병자일주 입니다.
병자일주는 단정함, 자존심, 어른스러움, 자기절제가 특징입니다.
년주와 월주에 년주에 수>목의 흐름이 월지 미토와 묘목의 반합으로 귀결됩니다.
정인 묘목과 상관 미토의 결합은 상관의 날카로움과 비판을 정인의 온화하고 정리된 모습으로 감쌉니다.
병화일간답게 전체 판을 바라보며,
정관, 정인이라는 탄탄한 포석 위에서 상관이라는 공격성을 숨기고 조용히 물 흐르듯이 대국을 따라가다
중요한 순간에 하나의 돌로부터 승기를 잡는 모습이 그의 별명인 석불(石佛)과 잘 어울립니다.
시주에 식상이나 재성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강한 사유의 힘이 상관의 실행력으로 잘 작용되는 현대적인 천재형 사주입니다. 

[이창호 9단 사주]
[LG배 세계 기왕전]

 

다음글은 두 사제지간이자 라이벌의 궁합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메 모]
조훈현의 결단력 있는 직관, 이창호의 정제된 사유는

각자의 사주 속에서 이미 가지고 있던 ‘힘’ 입니다.
명리학은 개인의 내면에 잠재된 흐름과 구조를 읽어내고,
그것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발현되고 쓰일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학문입니다.
사주는 운명을 고정하는 틀이 아니라,
가능성을 인식하고, 방향을 조율하는 지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