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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명리 아저씨

10화. 곁에 있어주는 누군가가 있다

by Argo Navis 2025. 4. 16.

말이 없어도 옆에 있다는 걸,
그 애완동물이 가르쳐줬다
“He doesn’t talk. But he never really left.”

Intro
“감정을 표현하지 않아도
곁에 있어주는 누군가가 있다.
그건 말보다 오래 남는다.”

Scene 1 – 거실 바닥의 거북이
토요일 아침,
Sarah는 식기세척기를 돌리다가
무언가가 느릿하게 기어가는 걸 보고 놀랐다.

작은 거북이.
Poe였다.

“얘 아직도 있었네…?”

Johnny는 소파에 엎드린 채
게임기에서 눈을 떼지 않고 말했다.

“걔는 없어지는 척만 해요.
항상 거기 있어요.”

Sarah는 어이없게 웃었다.
그런데 돌아서려던 순간,
그 말이 머릿속 어딘가에
아직 정리되지 않은 감정처럼 머물러 있었다.

Scene 2 – Benny 등장
오후엔 Benny가 왔다.
Johnny 친구 집에서 키우는
커다란 골든리트리버.
아이들이 여행을 가는 주말마다
Sarah네 집에 며칠 맡기곤 했다.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Benny는 묻지도 않고 뛰어들어왔다.

Johnny는 아무 말 없이 웃었다.
소리도 없고, 눈꼬리만 살짝 접히는 웃음이었다.
Sarah는 그 미세한 표정을,
정말 오랜만에 본 것 같았다.

Benny는 거실 한가운데를 휘젓다
어디선가 천천히 기어 나오는 Poe를 발견했다.
금빛 털을 반쯤 뒤집으며 고개를 기울이더니,
조용히
그 옆에 누워버렸다.

꼬리가 천천히,
바닥을 몇 번 스치는 소리.

그 위로
Poe는
전혀 반응하지 않고,
여전히 거북이 특유의 눈으로
가만히 벽을 보고 있었다.

Sarah는 그 둘을 바라보며
한 손으로 머리카락을 넘겼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신의 얼굴이
조금 느슨해졌다는 걸
뒤늦게 알아차렸다.

생각 없이 앉아 있던 그 자리가,
처음으로
‘숨 쉬기 좋은 공간’처럼 느껴졌다.

Scene 3 – Sarah의 혼잣말
밤이 되자 Poe는 또 보이지 않았다.
Benny는 부엌 한쪽에 누워 잠들었고,
Johnny는 방에서 만화책을 읽고 있었다.

Sarah는 조용히 거실을 돌며
Poe를 찾았다.
침대 밑, 소파 뒤, 구석장.
하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소파를 살짝 밀자
작은 그림자가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눈을 감은 Poe.

Sarah는 무릎을 꿇고 앉았다.

“말 한 마디 없으면서,

어쩌면 제일 오래 곁에 있는 건

이런 애들인지도 모르겠네…”

Scene 4 
다음 날 아침,
Sarah는 정원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Kim이 마당 쪽으로 나왔다.

그는 Benny를 보며
조금 놀란 듯 웃었다.

“저 아이, 성격 좋네요.

처음 보는 사람한테도
눈을 그렇게 오래 맞추네요.”

Sarah는 커피잔을 돌리며 말했다.

“우리 집에 두 마리 있어요.

하나는
말도 없고,

또 하나는
말 대신 꼬리로 대답하죠.”

Kim은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도
그 두 가지 사이 어딘가에서
겨우 마음을 나누는 걸지도 몰라요.”

Sarah는 말없이 웃었다.
그러곤 Benny가 누워 있는 곳을 바라봤다.
그 옆엔
어느새 다시 모습을 드러낸
거북이 Poe가
가만히 앉아 있었다.

[명리학자의 메모]
“관계란
말이 오가지 않아도
자리를 지켜주는 일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빠르게 반응해주는 존재도

천천히, 조용히 남아 있는 존재도

그 자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