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아니라 불안이었단 걸,
나는 너무 늦게 알았다
“It wasn’t worry. It was fear I never named.”
Intro
“사람은,
누군가를 걱정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잊고 있던 자기 마음을
그 사람에게서 다시 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Scene 1 – 교실 뒤의 상담실
Johnny의 담임 선생님에게 연락이 왔다.
Sarah는 작은 상담실에 앉아,
담담한 얼굴을 연습하고 있었다.
“Johnny는 수업은 잘 듣는데요...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엔
좀 조용하더라고요.”
선생님은 말을 고르며 말했다.
“요즘 애들 다 그렇긴 해요.
근데 혹시,
가끔 너무 혼자 있으려 한다면…
그냥 엄마로서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서요.”
Sarah는 고개를 끄덕이며
“네, 감사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 말은 조심스러웠지만
그 조심스러움이 오히려 더 무겁게 느껴졌다.
Scene 2 – 돌아오는 길, 그리고 한 장면
돌아오는 길.
버스 유리창에 비친 자신이
조금 낯설었다.
“나는 지금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가 아니라
이 아이가
‘내가 어떤 엄마인지를 보여주는 거울’처럼
느껴지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 생각이 들자
목 뒤가 서늘해졌다.
Scene 3 – 오래된 장면, 다시 떠오르다
그날 밤,
Johnny가 자는 얼굴을 보다가
문득, 오래전 장면 하나가 떠올랐다.
자신이 아홉 살 때.
운동장에서 혼자 벤치에 앉아
작은 돌을 손톱으로 파던 기억.
멀리서
엄마가 바라보고 있었다.
말은 없었고,
그 눈빛이 더 오래 남아 있었다.
“그 눈은 나를 걱정한 게 아니라,
뭔가를 무서워했던 것 같았다.”
Sarah는 그걸
이제야 알게 됐다.
“나는 걱정한 게 아니라
예전의 내가
다시 나타날까 봐
불안했던 거구나.”
Scene 4
다음 날 오후.
Sarah는 정원 한쪽의 낙엽을 치우다
스스로도 이유를 모른 채
옆집 쪽 벤치에 시선을 두었다.
Kim 이 거기 앉아 있었다.
책은 펼쳐놨지만
한 글자도 읽지 않는 표정이었다.
잠시 후,
Sarah가 조심스럽게 다가가 앉았다.
말이 없었다.
바람도 없었고,
그저 아주 얇은 고요만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한참 후,
Sarah가 조용히 말했다.
“요즘은
내가 아이를 걱정하는 건지,
그냥…
예전의 나를 다시 보고 있는 건지 헷갈려요.”
Kim 은 책을 덮지도 않고
작게, 숨처럼 말했다.
“그런 말 나도 한번쯤 해본 적 있었어요.”
Sarah가 그를 바라봤다.
그는 눈을 내리지 않고,
잔잔하게 말을 이었다.
“나도 누굴 걱정한 줄 알았는데요.
지금 생각하면
그건 그냥…
내 안에 남아 있던 무서움이었더라고요.
그 사람은
그냥 거기에 있었을 뿐인데.”
그 말엔
설명이 없었고,
정리된 결론도 없었다.
Sarah는 다만 그 말이 자기 안의 어지러운 감정을 조금 풀어놓는 데 충분했다는 걸 느꼈다.
[명리학자의 메모]
“걱정이라는 말 뒤에는
항상 이름 붙이지 못한 감정이 숨어 있다.
그 감정은,
누군가를 향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오래전에 버티다
조용히 내려앉은
자기 마음일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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