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time a word landed where it mattered.”
-Intro
“사람은,
스스로 지쳤다는 걸
알기 전까지는
누가 묻는 것도 불편하다.”
Sarah는 요즘
누가 “괜찮아요?”라고 묻는 것조차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날들이 많았다.
-Scene 1 – 마당에서의 우연
초가을 바람이 얕게 불던 오후,
Sarah는 정원 한쪽 화분을 옮기다
팔목을 삐끗했다.
아주 작은 통증이었지만,
그날따라 묘하게 기운이 빠졌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쳐 있었다는 걸
그제야 인정하게 된 순간.
그때
옆집 쪽 담 너머에서 Kim의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으세요?”
Sarah는 놀란 듯 고개를 돌렸다.
Kim은 나무 그늘 아래 서 있었고,
그늘도 아닌데
왠지 눈이 부신 사람 같았다.
“조심하셔야죠.
가을 바람은…
체온도, 기운도 슬쩍 빼앗아 가니까요.”
그 말은
무슨 의학적인 조언도, 위로도 아닌데
이상하게 Sarah의 가슴 속에 조용히 닿았다.
-Scene 2 – 돌 벤치에서의 짧은 대화
잠시 뒤,
Sarah는 물을 뜨러 갔다가
작은 돌 벤치에 가만히 앉아 있는 Kim을 보았다.
그리고 말없이,
잔 하나를 더 꺼내 마주 앉았다.
둘 사이에 찻잔 두 개.
말은 없었다.
하지만 공기엔
말보다 오래 머무는 느낌이 있었다.
Sarah가 먼저 말했다.
“가끔은요…
아무 일 없는데,
자꾸 숨이 짧아지는 날이 있어요.”
Kim은 고개를 끄덕였다.
“숨이 짧아지는 날은,
마음이 먼저 지친 날이죠.”
Sarah는 그 말을 듣고
처음으로,
자신이 괜찮지 않았다는 걸 스스로 인정했다.
-Scene 3 – Kim의 말
Sarah는 잔을 내려놓고 조용히 물었다.
“여기 이사 온 지 오래되셨어요?”
Kim은 머뭇거리다 짧게 말했다.
“시간으로 보면 얼마 안 됐는데…
마음으론 오래 떠나 있었던 것 같아요.”
Sarah는 그 말이
자신에게도 어쩐지 정확히 맞는 것 같아서
괜히 웃음이 났다.
“저도요.
여긴 제 집인데,
마음은 계속 딴 데 있던 것 같아요.”
그 순간,
설명도 이름도 없는
작은 공감의 선 하나가 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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