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의 대조기, 사리(大潮)와 화(火)의 파도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와 보니, 마지막 글을 올린 지 어느덧 두 달이나 되었네요.
매주 한 편씩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지만 결국 지키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그 핑계를 제 사주 이야기를 통해 풀어보려 합니다. ^^;
[사주와 운의 중첩]
사주는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보고, 그 기운의 변화를 통해 삶의 방향성을 해석합니다.
명식에 흐르는 기운 위에, 10년마다 바뀌는 대운과 해마다 달라지는 세운이 겹쳐지면서
삶은 때때로 거대한 파동을 만들어냅니다.
그렇다면, 대운과 세운이 같은 방향으로 겹칠 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마치 자연 현상 중에서도 특정한 순간과 닮아 있습니다.
[조석과 사리, 운명의 비유]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은 출항 날짜를 잡기 전 반드시 조석과 물때를 확인합니다.
조석은 달과 태양, 지구의 위치에 따라 바닷물이 차고 빠지는 주기를 말하죠.
태양, 달, 지구가 일직선에 놓이는 순간, 세 힘이 합쳐져 바다는 평소보다 훨씬 크게 요동칩니다.
조류는 빨라지고 파도는 거칠어지며, 해안에서는 안전사고 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합니다.
이 시기를 우리는 대조기, 곧 ‘사리’라고 부릅니다.
사주에서 대운과 세운이 명식의 기운과 겹쳐지는 순간은, 바로 이 사리 현상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나의 화(火), 대조기의 진동]
제 명식에는 이미 두 개의 화(火)가 자리합니다.
현재 저는 기사대운(巳火)의 후반부를 지나고 있으며, 올해는 다시 을사세운(巳火)이 겹쳐 있습니다.
여기에 명식의 오화(午火)까지 맞물리니, 그야말로 화(火)의 대조기를 온몸으로 겪는 시기입니다.
게다가 지지에는 묘목(卯木)이 있어, 불을 더 키우는 연료가 되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는 그야말로 불길이 겹겹이 쌓여 폭발적으로 강해지는 시기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두 달의 체험, 화(火)의 파동]
실제로 지난 두 달 동안 저는 식도염, 건초염, 위염, 감기, 알러지를 차례대로 겪었습니다.
화(火)의 성질을 닮은 질환들이 줄줄이 이어지니, 단순한 우연이라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그 어떤 질환도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명식 속에 자리한 자수(子水)와 축토(丑土)가 완충 작용을 해 주어 과잉된 불길이 폭발하지 않고 일정 부분
제어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한의학에서 본 화(火)의 편중]
한의학에서는 불(火)이 치성해지면 몸을 해치는 화열증이 된다고 봅니다.
화(火)는 본래 생명력을 주는 에너지지만, 편중되면 심혈관 질환, 염증, 알러지, 불면증, 피부질환 등으로 병리적 증상이
드러날 수 있다고 합니다.
[고전 명리 속의 화(火) 제어법]
명리학 고전에서도 같은 맥락을 전합니다.
- 적천수:
"화는 목을 얻어 생하되, 물을 만나면 발하고, 지나치면 오히려 재앙이 된다."
이는 수가 적당이 있을 때 화는 제어 가능한 에너지로 전환되고,
만약 물이 전혀 없거나 너무 적으면 목이라는 연료만 공급받는 화(火)는 통제 불가 상태로 과열됨을 의미합니다.
-명리정종 :
"화가 왕성하면 토로 제어함이 마땅하니, 축축한 흙을 얻으면 가장 좋다."
불이 지나치게 강하면 토가 제어하는 역할을 해야 균형을 찾을 수 있으며, 그 토는 습토, 즉 축토나 진토를 말합니다.
마른 흙(건토)은 불과 더불어 오히려 타버릴 수 있으므로 습토만이 완충 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제 사주 속 자수와 축토는, 바로 이 고전의 가르침처럼 올해의 뜨거운 파도를 잠재워 준 방파제라 할 수 있습니다.
[내년, 병오년을 바라보며]
올해 하반기, 저는 화(火)의 대조기를 직접 체험하며 명리 이론이 어떻게 실제 삶에 드러나는지 경험했습니다.
물론 화(火)의 부작용도 있었지만, 인간관계를 넓히고 활동의 반경을 확장하는 긍정적 힘도 주었습니다.
이제 다가올 병오년(丙午年), 더 강력해질 불(火)의 시기를 앞두고
저는 편중된 기운의 부작용은 줄이고, 긍정적 에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명리노트]
불은 생명을 밝히는 빛이 될 수도,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화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균형을 잡아주는 요소가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저의 자수와 축토처럼, 누구나 사주 속에, 그리고 생활 습관이나 마음가짐 속에도 파도를 막아주는 방파제가 있습니다.
올해 제가 겪은 뜨거운 경험을 참고하시어 각자의 삶에서 자신만의 균형의 지점을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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